AI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고?
AI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고?
역사는 정반대를 말하고 있다.
뉴욕타임스가 AI 코딩 에이전트의 어두운 면을 보도했다.
핵심은 이거다. AI가 코드 작성 비용을 낮추니까,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이 생겼다는 것.
쉬워졌다고 일이 줄지 않았다. 오히려 기대치가 올라가면서 개발자들이 더 많은 코드를 더 빠르게 쏟아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.
모든 기술 혁신은 노동시간을 줄여줄 거라 약속했지만, 실제로는 기대치를 끌어올려서 총 노동량을 늘렸다. 경제학에서는 이걸 '제번스 역설'이라고 부른다.
1. 세탁기가 나왔을 때 가사노동이 줄 줄 알았다. 하지만 "깨끗함"의 기준이 올라가면서 가사시간은 거의 그대로였다.
2. 이메일이 나왔을 때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이 될 줄 알았다. 하지만 24시간 응답 가능 상태가 새로운 기본값이 됐다.
3. 자동차가 나왔을 때 이동 시간이 줄 줄 알았다. 하지만 도시가 팽창하면서 통근은 오히려 길어졌다.
AI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. 코딩이 쉬워지니까 더 많이 만들라는 압력이 생겼고, 생산성이 올라가니까 기대치도 같이 올라갔다.
"더 쉽게"는 "더 많이"로 바뀌고, 도구는 어느새 짐이 된다.
근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. 이게 기술의 숙명인가, 아니면 우리의 선택인가.
주 4일제 실험에서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데이터가 있다. 기술이 노동을 줄일 가능성은 항상 있었다. 다만 그걸 실현할 의사결정 구조가 없었을 뿐이다.
결국 AI가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느냐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다.
생산성 향상분을 누가 가져가느냐. 노동자가 시간을 돌려받느냐, 시장이 더 많은 산출물을 요구하느냐.
기술은 가능성을 열 뿐이다. 그 가능성을 어떤 방향으로 쓸지는 우리가 정한다.